웹툰 봄바람이 불면(탑툰 일요 웹툰)

이야기의 전개를 독백으로 진행하는 웹툰은 오랜만이다. 나는 독백이 많이 들어간 작품들을 보면 내레이션으로 전개되는 작품보다 솔직하다고 느껴진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개해야 된다고 할까. 남에게 할 수 없는 말들을 독자, 시청자 혼자만 듣고 있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어떤 감정까지 독백으로 전달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야기가 전개돼도 독백하는 모습들을 더 보고 싶다.

 

이야기의 전개 ★★★

주말부부인 미영, 남편은 대전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 남편이 주로 서울로 내려오지만 가끔 미영이 대전으로 내려간다. 대전으로 내려가던 기차 안에서 애정표현을 과하게 하는 연인을 마주하게 된다. 마침 마주 보는 자리에 있던 터라 상대편 자리에 있던 그 연인들이 말을 걸어오게 된다. 그렇게 우연히 만난 사이였지만 알고 봤더니 옆집으로 이사 오는 결혼을 앞둔 연인이었다. 미영은 은연중에 준석과 시간을 공유하게 되고 점점 준석에게 호감이 생긴다.

 

등장인물

[박미영] 27세의 유부녀. 남편과는 주말 부부로 지내면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과 대학 때에 만에 이른 시기에 결혼한 사이로 설레는 감정보다는 의무감에 충실해 보인다.

 

[이준석]

호남형 스타일의 미영의 남편 회사 동료인 김윤아와 연인관계이다. 김윤아와의 결혼 전 대전에서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독백이라는 보기 힘든 모습을 전개 방식을 쓰고 있지만 결과는 보이는 작품이다. 어떤 이야기든 그 사건을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과정을 보고 싶은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너무 고전의 방식이다. 우연히, 우연히, 우연히. 어떤 일이든 시작은 우연히 일어날 수 있고 그런 우연을 계기로 인연이 만들어지는 것이니 우연에 대해서 부정적인 편은 아니다. 하지만 우연이 세 번이나 겹친다. 대전으로 내려오는 기차 안. 옆집, 그리고 호감. 우연이 너무 겹치다 생각이 들었는지 옆집에 이사 온 이유를 김윤아와 남편과는 회사의 동료라는 것으로 알리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것만으로는 석연치 않다.

 

작화 ★★

어릴 적 보던 플란다스의 개와 같은 그림체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보는 듯하다. 눈은 크고 늘 눈 화장이 되어있는 것처럼 속눈썹이 빳빳하다. 또한 표정은 비슷하다. 인형을 가져다 놓고 웹툰을 제작한 것 같은 느낌으로 인해 어색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부각되어야 될 장면에서 이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

 

최근에 드는 생각은 그림체로 인해 웹툰의 흥행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나름의 그림체를 통해 이야기 전개를 흥미롭게 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웹툰 [봄바람이 불면] 역시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소재 ★★★

작품을 보는 사람에 관점에 따라서 극명하게 갈리는 소재이다. 물론 남의 치정물은 늘 궁금하기 마련이고 호기심을 자아낸다. 하지만 전혀 궁금하지 않고 듣고 싶지도 않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치정물에서는 어떤 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느냐가 답이 될 것이다. 작화의 평가가 박하다 보니 이야기의 소재를 가지고 더 흥미로운 전개를 해나가야 될 것 같다.

 

최근 봤던 탑툰에서 연재 중인 작품 중에서는 작화가 많이 아쉽다. 물론 그림 작가님의 그림체를 존중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도 무시할 수 없다. 어쨌든 유료 웹툰이기 때문에 포털의 웹툰들과는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 같은 소재라고 한다면 그림체의 퀄리티가 높다거나 개인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볼 때 외모를 보아선 안된다고 들 한다. 사람 됨됨이를 봐야 한다고는 하지만 현실에서 그렇게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까. 그렇게 깊이 알게 되려면 첫인상도 좋아야 하는데 웹툰의 첫인상인 작화에 대한 느낌이 별로 좋지는 않다. 하지만 끝까지 보면서 작화가 개인 취향은 아니지만 이야기 전개는 재밌네라는 웹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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